나의 맛본 것

연포탕 (軟泡湯) 낙지탕

신실 2019. 2. 18. 05:48

연포탕 (軟泡湯) 낙지탕
 
맑은 육수에다 살아 있는 낙지를 넣고 살짝 데쳐 먹는 낙지탕을 말한다. 특별히 양념을 하지 않아도 낙지의 담백한 맛과 쫄깃한 식감을 생생하게 맛볼 수 있어 별미로 꼽힌다. 뿐만 아니라 낙지는 갯벌에 사는 산삼이라고 했으니 낙지 국물이 우러난 시원한 육수만 마셔도 힘이 절로 솟는 느낌이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있다. 낙지탕을 왜 연포탕이라고 부르는 걸까? 국어사전은 물론이고 옛 문헌을 아무리 찾아봐도 낙지를 연포라고 불렀다는 기록은 없다. 연포탕은 낙지와는 전혀 관련이 없는 음식으로, 두부장국을 가리키는 말이었다고만 나온다.
 
그러니까 맑은 장국에 두부와 무, 쇠고기, 북어, 다시마 등을 넣고 끓인 두붓국이 바로 연포탕이다. 조금 더 부연해서 말하자면, 요즘에는 초상집에 문상을 가면 육개장이 나오지만 예전에는 두부장국을 내왔는데, 그것이 바로 연포탕이다.
 
한자로 뜻을 풀어보면 연포탕이 어떤 음식이었는지 더 분명해진다. 연포탕은 연포(軟泡)로 끓인 국[湯]이라는 뜻인데 연포란 다름 아닌 두부를 가리키는 말이다. 정약용이 우리말의 어원을 밝혀 쓴 《아언각비》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예전에 두부를 포(泡)라고 불렀다고 나온다. 그러니 연포는 부드러운 두부라는 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