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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 모두 찾길".. 목포신항 덮은 노란물결

신실 2017. 4. 3. 08:31

"9명 모두 찾길".. 목포신항 덮은 노란물결

 

지난달 31일 세월호 선체가 목포신항 부두에 접안된 후 맞은 첫 주말, 아픔을 나누려는 시민들이 몰렸습니다. 부두 출입을 통제하는 70m 길이의 철제 펜스는 세월호 희생자를 추모하는 노란 리본으로 뒤덮였구요~

 

2일 목포신항에서 두 아이와 노란 띠를 묶던 임 모(43)씨는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자고 가족 모두 이곳에 왔다”며 “미수습자 가족이나 유가족과 물리적으로는 계속 같이할 수 없지만 조금이나마 마음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노란 띠에는 ‘살아있음이 죄송하네요 그리고 사랑합니다’, ‘우리 곁으로 와줘서 고마워 잊지 않을게’, ‘그곳에선 꽃 길만 걷길 9명 모두 가족의 품에 안기길’ 등의 글귀가 적혀 있었습니다.

 

지난달 31일부터 시작된 추모객의 발걸음은 주말인 1일과 2일 급증니다합니다. 시민들이 목포 신항에 오려면 시내버스를 이용하거나, 부두에서 1㎞ 떨어진 추모객 주차장에 차를 세운 뒤 해양수산부가 운영하는 셔틀버스를 타야 합니다.

 

셔틀버스 2대 중 하나를 운전하는 이 모(60)씨는 “최근 사흘간 4~50번씩 오가며 추모객들을 실어 날랐는데 매번 만차였다”며 “점심 먹을 새도 없이 운전하고 있다”고 말였습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경우까지 합하면 지난달 31일 이후 1만여명 이상이 방문했다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목포시청도 2일부터 셔틀버스 2대를 추가로 투입했다고 합니다.

 

6살, 8살 자녀와 함께 온 김 모(33·여)씨는 “애들이 그동안 계속 못 건지던 세월호를 이제야 올린 것이냐고 물어보면서 직접 보고 싶다고 했다”며 “아이들과 함께 선체를 보니 (자식 잃은 부모의 마음이 느껴져) 더 슬프다”고 말했다 합니다.

 

펜스에는 노란 띠와 함께 세월호 희생자의 사진을 새긴 현수막도 걸려 있다. 사진을 어루만지던 정모(57)씨는 “아내의 친척 조카가 참사로 희생됐는데 집안 행사 때만 간혹 봐서 얼굴이 잘 기억나질 않는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참사 당시 목포에 있었는데 소방차와 구급차 수십대가 출동해서 무슨 훈련이 있는 줄 알았다”며 “30분 후 TV를 보고 참사가 난 줄 알았고, 이후 조카가 세월호 안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이 찢어진다”고 합니다.

 

이날 오후 목포 시민단체들로 구성된 ‘세월호 잊지 않기 목포지역 공동실천회의’는 선체가 목포신항에 들어온 이후 처음으로 띠잇기 행사, 우산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한 세월호 추모제를 열었습니다. 다시는 이런 사고가 없었으면 좋겠습니다.